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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위원회에서 함께 한 속마음산책 현장

2020-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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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터지고 한동안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끊긴 시간을 살았다.

조직 위원회 활동을 하게 되며 한 달에 한 번이라도 내가 안전함을 느끼는 공간(공감인)에서 따듯한 소통을 하게 되었다.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사람은 만나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확인받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우리는 활동가분들의 만남의 시간을 계획했다. 그러나 코로나가 심해졌고 계획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조직 위원회 회의도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속마음산책도 이렇게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또 한 번 일정을 미룰 것인지. 그대로 진행할지 여러 의견이 오갔다. 더 이상 미룬다고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았다. 인원 제한을 두고 거리두기와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조건하에 번개 형태로 진행하기로 했다.

햇살은 따듯하고 바람은 선선한 기분 좋은 가을 날씨. 처음 가보는 강동구. 오랜만에 낯선 곳으로의 외출이 설레기도 하면서 계획하고 준비한 입장이라 몇 분이나 오셨을지, 안전 수칙은 잘 지켜질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지 걱정도 됐다.

산책 장소인 허브공원은 생각보다 넓어서 거리두기도 충분했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 상대의 표정을 살피기는 쉽지 않았지만 자연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걷다 보니 그런 자잘한 걱정거리와 장애물은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내 마음에 집중하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며 감정을 마주하는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는 자체가 중요했다.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속마음을 내보이고 공감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맞아. 이렇게 만나는 거였지...!’

따듯한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이완되어 가슴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 다시 한번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고, 그 아픈 시간들을 지나고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한 시간이었다. 인간은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앞으로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그럴수록 자연 안에서, 사람들과의 연결감을 어떤 방식으로 유지하며 생활해 나갈 수 있을지 하루빨리 안전한 방법이 찾아지길 바라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해나가야 할 부분이기도 할 것 같다.  

글 : 치유활동가 한보람